관리 메뉴

백안시의 골방

7년만에 티스토리 다시 시작하는 이유는 바로 눔새끼 때문이다 본문

카테고리 없음

7년만에 티스토리 다시 시작하는 이유는 바로 눔새끼 때문이다

백안시 2021. 5. 31. 19:52

눔새끼의 사악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위력적이라 블로그를 접은 2014년 이후 계속 즐겨 이용하던 트위터 150글자에 다 담을 수 없을 거 같았다 사실 눔은 나의 착각으로 시작했다 인스타에서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눔새끼의 광고를 가끔 볼 것이다 나는 눔새끼의 광고를 몇 번 보긴 했지만 그게 무슨 서비스인지 몰랐고 그냥 다이어트 관련 서비스겠거니 하고 계속 무시했다 애초에 다이어트에는 관심도 없고 인스타는 한달에 한 번 들어갈까 하는 수준이라서 말이다 그런데 최근 너무 일상이 불규칙하고 하루에 한끼나 제대로 먹을까 하는 수준이라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신경 쓰이지만 그 전에 내가 병걸려 죽을 거 같아 도시락 정기 배송 서비스를 찾던 중이었다 그 와중에 떡하니 보인 음식 광고와 식단 관리라는 단어 그렇다 난 그 눔새끼 광고를 보고 눔새끼가 식단 정기 배송 서비스 인 줄 알고 한 달에 5만원이면 싸네 ㅇㅈㄹ하면서 멋도 모르고 신청한 것이다 처음에 무슨 테스트 같은 걸 하는데 무슨 질병이 있는지 다이어트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시도를 해봤는지 하길래 뭐 거쳐야 하는 과정이 많구나 하고 계속 클릭하다 알게 된 것은 사실 눔새끼는 식단 배송 서비스가 아니라 건강 관리 서비스라는 것이었다... 그걸 깨닫고 보니 결제를 기다리는 창이 나타났고 7일은 1천원 체험 2달에 10만원 가량이라는 안내 페이지가 나타났다 여기까지 테스트한 게 아까웠고 또 뭐 인지행동치료가 어쩌구 하는 걸 보고 10만원이면 나쁜 가격은 아니니까 그리고 7일 체험 중에 취소하면 2달치 서비스 요금은 청구 안 한다는 설명을 보고 믿져야 본전이지 싶어서 신청해봤다

처음에 눔새끼는 아주 친절한 식단 관리 앱처럼 보였다 흔한 식단 관리 도움 앱처럼 식단을 입력하고 오늘 먹은 칼로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슨 내 건강 코치도 붙여주고(사람이다) 하루에 읽는 건강에 도움 되는 정보글도 보여주고 체중을 재서 기록해도 글을 읽어도 자랫다자랫다 하면서 칭찬해주니까 게임 클리어하는 기분도 났고 아무튼 나쁘지 않았던 것이다 그때 발을 뺐어야 하는데 그렇게 이틀 사흘이 지났다 어느 순간 눔새끼가 걷기 운동을 제안했다 제안이라기보단 난 퀘스트는 다 해야 직성이 풀리는 인간이라 그 2000보 걸으라는 미션 칸이 그렇게 꼴보기 싫을 수가 없었다 그냥 안 해도 되지만 이걸 예측하기라도 한듯 눔새끼는 이틀치에 사람 코치를 붙여주고 상담원과 전화연결도 시켜주고 친절하게 눔새끼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발을 들여놓게 한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7일치 체험을 위해 1천원으루쓴 게 가장 컸다 1천원을 냈으니 그만큼 서비스를 이용해보자 그리고 7일 뒤에 체험이 끝나면 그때 취소하면 되니까 계속 이용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걷기 운동이 나한테 크게 악한 역할을 하는 건 아니니까 오래도록 산책도 안했으니 겸사겸사 2천보를 체크하고 흡족함을 느꼈다

그리고 나흘차인 오늘 눔새끼는 내게 하나의 글을 보여줬다 그리고 얼마나 걸어야 좋을까 하는 문제를 줬다 나는 뭐 눔새끼가 2천보 걸으라니까 2천보가 아닐까 하고 답을 눌렀더니 1만보를 걸으란다 시발놈 소리가 절로 나왔다 처음에는 2천보로 시작이지만 날마다 300보씩 늘려서 종국에는 하루에 1만보씩이나 걷게 하겠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만 보를 걸으면 지친다면서 ㅅㅂ 10000보를 하루에 걷게 된다는 소리에 난 이미 지쳤는데 그 글을 읽고 현기증이 나서 나가 보니 오늘의 미션에 있는 걷기 수치가 어제보다 300보 늘어나있었다 시발시발 날도 덥고 너무나도 싫어서 그냥 다음 글이나 읽자 하고 봤더니 거기선 스쿼트를 10기 5세트 와이드 스쿼트를 10개 5세트를 하란다 미친뇨속이 링피트도 나한테 하루에 스쿼트를 100번 시킨 적이 없는데 게임도 아닌 고작 앱이 나한테 스쿼트를 시키다니 하지만 시키는 건 해야 스트레스를 안 받는 내 성격에 그걸 한 척하고 넘길 수 없었다 결국에 웃통 다 까고 땀을 뻘뻘 흘리며 스쿼트를 100개를 했다 눔새끼는 정말 나를 열받게 한다 한여름에도 뜨거운 물로 샤워해야 할 정도로 찬물을 못하는 내가 당장 화장실로 들어가 샤워기로 등목을 했다 물론 2300보 걷고 나서도 등목을 했다 하루에 2번이나 샤워기를 틀게 하는 미친 눔새끼 눔새끼 시작하기 전에 하겐다즈 할인해서 3통 샀는데 막 퍼먹지도 못하고 있다 하겐다즈를 먹고 먹은 음식을 기록하면 눔새끼가 이건 빨간 음식이라고(덜 먹어야 하는 음식) 기록해도 칭찬을 안 해주기 때문이다 (채소를 기록하면 녹색 음식을 드셨네요 짝짝 하면서 존나게 잘한다절한다 해준다) 마상 입기 싫어서 하겐다즈도 못 먹겠다 내 유일한 행복이었는데 그냥 먹고 기록 안 하면 안 되냐고? 그럴 수 없다 나는 시키는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게다가 한번 눔새끼의 칭찬을 듣고 나면 계속해서 칭찬을 듣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어쩔 수 없다 고래도 칭찬하면 춤추는데 한낱 나약한 인간은 춤도 모자라서 식욕도 떨어지는 본능을 거스르는 건 당연한 일이다


방금 전에는 코치님과의 대화로 식단마저 건강 식단으로 짜버렸다 미친 눔새끼 내가 자발적으로 시작한 거라 남탓도 못한다 그냥 나한테 고통을 주는 눔새끼를 욕하는 수밖에(코치님은 친절하시다 눔새끼의 시스템에 불만을 터트리는 것뿐이다) 숨도 안 쉬고 여기까지 썼네 이게 바로 트위터가 아닌 블로그로 눔새끼를 욕한 이유다 아마 2달 계속 눔새끼를 이용할 거 같은데 (분하지만 내 건강과 생활 습관에 도움이 된다) 앞으로도 인지행동 심리학의 도움을 받아 나를 괴롭히는 눔새끼에 관한 욕은 블로그에다 하지 않을까 한다 부디 2개월 뒤에는 내가 왜 눔을 눔새끼로 부르면서 이렇게 분노를 쏟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를 바란다 눔새끼 처신 잘하라고